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여, 43세)에게 조카의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단일 의료기관으로 세계 첫 간이식 9,000례를 달성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첫 뇌사자 간이식 이후 이날까지 생체 간이식 7,502례, 뇌사자 간이식 1,498례를 실시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실시한 간이식의 85%를 차지하는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보다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크다. 8,999번째와 9,000번째 역시 생체 간이식이었다. 특히 9,000번째 수술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달라 거부반응 발생 위험이 컸다. 의료진은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한 경험을 토대로 이식 전 환자에게 항체 형성 억제제를 투여하고 혈장교환술을 시행하며 환자 안전과 수술 성공에 만전을 기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은 98%(1년), 90%(3년), 89%(10년)로 매우 높다. 간이식 역사가 깊은 미국 피츠버그 메디컬센터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의 평균 간이식 생존율 92%(1년)와 비교해도 우수한 수치다. 세계 최고 수준 생존율의 배경에는 중증 환자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체계적인 수술법, 이식 후 집중관리 시스템이 자리해 있다. 간이식·간담도외과를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소아외과, 소아청소년전문과 의료진이 속한 간이식팀은 개별 의료진마다 간이식과 관련 치료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높이고, 이를 뒷받침할 이식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장기이식센터, 수술실과 회복실, 중환자실, 병동 등에서는 이식 전후 맞춤 관리를 시행하며 이식받은 장기가 안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더 많은 간질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수술법을 세계 이식 학계에 제시해 왔다.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199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우엽 간이식은 현재 전 세계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되고 있고, 2000년 세계 최초로 시행한 2대1 생체 간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범위를 넓혔다. 간 기증자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왔다. 서울아산병원은 2008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기증자 간 절제에 성공한 이후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 교수 주도로 복강경과 최소절개술을 이용한 기증자 간 절제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